노래와 기억의 산문집, 한강 작가의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작가의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는 2007년에 출간된 작품입니다. 이 책은 소설가로서 글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지워내려 했던 작가가, 자신의 삶에 깊이 스며든 노래와 그에 얽힌 기억을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특히 이 책에는 한강 작가가 직접 만들고 부른 10곡의 노래가 담긴 CD가 부록으로 실려 있어, 독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1. 책의 구성과 내용: 노래에 담긴 삶의 흔적

이 책은 총 네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 흥얼거리다 & 귀기울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들었던 다양한 노래들을 소개하며, 그 노래들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과 감상을 섬세하게 기록합니다. '엄마야 누나야' 같은 동요부터 '황성옛터', 'Let it be' 등 여러 장르의 노래들이 등장하며, 이를 통해 작가 자신의 성장 과정과 내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가만가만, 노래: 한강 작가가 직접 작사, 작곡하고 부른 10곡의 노래가 담겨 있는 부분입니다. 평소 글쓰기처럼 자신을 지우고 싶었지만, 결국 목소리를 통해 더 내밀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게 되었다는 작가의 솔직한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2. 작품의 주제: 노래와 기억, 그리고 치유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는 한강 문학의 주요 주제인 고통과 상실, 그리고 치유의 정서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작품입니다.

• 기억의 재구성: 작가는 노래라는 매개를 통해 흩어져 있던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불러내고, 그 의미를 재구성합니다. 이는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는 것을 넘어, 고통스러웠던 순간마저도 삶의 한 부분으로 끌어안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 목소리의 발견: 소설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한강 작가 본연의 목소리를 음악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견하고, 이를 독자들과 나눔으로써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달합니다. 책은 고요하고 담담한 문장을 통해 삶의 상처를 들여다보지만, 그 속에는 따뜻하고 뭉근한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