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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서 피어난 인간의 존엄,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책 2025. 9. 15. 11:15반응형
한강 작가의 소설 **『희랍어 시간』**은 빛을 잃어가는 여자와 말을 잃어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과 소통의 문제를 탐색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보고, 말하는" 기본적인 감각을 잃어가는 두 주인공의 고독과 좌절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1. 줄거리: 감각을 잃어가는 두 사람의 만남
이 소설은 빛을 잃어가는 한 여성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그녀는 점차 시력을 잃어가면서 세상과 단절되고,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희랍어 강사였지만, 말을 할 수 없게 된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목소리를 잃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두 주인공은 서로의 상실감을 공유하며 희랍어 수업을 통해 소통을 시도합니다. 빛을 잃어가는 여자는 희랍어 알파벳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말을 잃은 남자는 칠판에 글자를 쓰며 서로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느끼며, 절망 속에서도 희미한 연결의 끈을 발견합니다.
2. 작품 속 교훈: 소통과 침묵의 경계
『희랍어 시간』은 '보고, 말하는' 감각이 사라진 공간에서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역설합니다.
- 감각의 상실과 고독: 시력을 잃어가는 여성과 목소리를 잃어가는 남자는 극심한 고독을 겪습니다. 작가는 이들의 고통을 통해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이 사라졌을 때 어떤 절망에 빠지는지를 보여줍니다.
- 침묵 속의 소통: 두 주인공은 언어가 아닌, 몸짓과 희랍어 알파벳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소통합니다. 이는 진정한 소통이 단순히 언어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침묵 속에서도 깊은 이해와 공감이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3. 현대적 의미: 존재의 본질을 찾아서
**『희랍어 시간』**은 바쁘고 시끄러운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소음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이나 타인의 고통에는 무관심합니다.
이 소설은 모든 것을 잃어가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화려한 외면이 아닌 내면의 진실을 마주하고, 서로의 상처를 진심으로 어루만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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