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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작가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 상처와 존재론적 고뇌
    2025. 9. 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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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작가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은 1995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젊은 시절 작가가 품었던 고통과 상실, 그리고 존재론적 외로움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습니다. 이 소설집은 표제작 「여수의 사랑」을 포함하여 「질주」, 「야간 열차」, 「붉은 닻」 등 총 7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작품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처와 비극적인 운명을 짊어진 채 힘겨운 삶을 살아갑니다.


    1. 줄거리: 여수라는 상처와 기억의 공간

    표제작 「여수의 사랑」은 여수라는 공통의 공간에 얽힌 두 여성, 정선자흔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정선은 어린 시절 여수에서 아버지의 동반자살 시도로 동생을 잃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에게 여수는 지우고 싶은 고통의 공간입니다. 반면, 자흔은 태어난 곳이 여수라고 믿으며 여수행 기차에서 발견된 인물로, 여수는 어머니의 부재를 상징하는 그리움의 공간입니다.

    두 사람은 함께 살게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작가는 두 인물의 복잡한 내면과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러브 스토리가 아니라, 개인의 상실과 고통이 어떻게 삶을 규정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2. 작품 속 교훈: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는 존재들

    『여수의 사랑』은 작가의 초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한강 문학의 핵심 주제인 **'상처와 치유', '고통과 아름다움'**을 이미 담고 있습니다.

    • 고통의 심연: 소설 속 인물들은 가난, 죽음, 부모와의 이별 등 다양한 상처를 겪습니다. 작가는 이들이 느끼는 절망과 외로움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며, 삶의 본질적인 고통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 아름다운 슬픔: 이 작품은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시적인 문체와 아름다운 은유를 통해 슬픔을 승화시킵니다. 특히 오동도 동백나무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 같다'는 묘사는 상처받은 인물들의 내면을 시적으로 형상화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3. 현대적 의미: 외로움과 고단함을 향한 따뜻한 시선

    이 소설집은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작가는 1990년대 젊은이들의 방황을 그려내면서도, 그들의 아픔을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을 껴안고 살아가는 용기 있는 존재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는 상실의 아픔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강 작가가 이후의 작품들에서 선보일 문학적 깊이의 시작점이 되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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