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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를 통해 타인을 읽는 이야기, 구병모 작가의 『절창』
    2025. 9. 1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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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병모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절창(切創)』**은 "베인 상처"라는 뜻의 제목처럼, 상처라는 독특한 매개를 통해 인간의 관계와 소통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기존 작품들로 탄탄한 팬층을 구축해 온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몰입감과 함께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줄거리: 상처와 상처가 만나는 기이한 이야기

    소설은 몸에 난 상처에 접촉하면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한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녀는 이 능력을 통해 타인의 가장 내밀한 고통과 비밀을 알게 되며, 이는 때로는 축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저주가 되기도 합니다. 이 기이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마주하는 다양한 상처들, 그리고 그 상처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합니다. 『절창』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나 판타지 소설을 넘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행위와 그 한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2. 작품 속 교훈: 타인이라는 텍스트를 읽는 행위

    『절창』은 상처라는 소재를 통해 **'타인이라는 텍스트를 읽는 행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 상처와 관계의 본질: 작가는 "상처 없는 관계라는 게 일찍이 존재나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이는 모든 관계가 상처를 기반으로 한다는 통찰을 보여주며, 상처를 외면하기보다 직시하고 만져야만 진정으로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 이해와 오해의 경계: 주인공은 상처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지만, 그것이 곧 온전한 이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설은 완벽한 이해란 존재하지 않으며, 타인을 이해하려는 모든 행위에는 오해가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현대적 의미: 소통의 부재를 묻다

    오늘날 **『절창』**은 현대 사회의 **'소통의 부재'**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타인의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고 껍데기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절창'은 날카롭고 차가운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고립과 연결을 예리하게 해부하며, 진정한 공감과 소통을 위한 용기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강렬한 미학이 담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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